사는이야기 35

‘일머리가 갖고 싶어요’, <일의 기본기>를 읽고

무려 브런치북 공모전 대상을 받은 책이다. 그래서 읽게 된 것은 아니고 페이스북 ‘슬기로운 직장생활’ 페이지를 팔로하고 있다가 책 소개를 접하고 읽게 된 책이다. 책 뒤 표지에는 ‘직장에서 처음 접하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행동 원칙과 상황별 변화에 대한 대응 가이드이자 숙련자처럼 능숙하게 일을 처리하기 위한 매뉴얼’로 이 책을 소개하는 글이 쓰여 있다. 딱 맞는 소개이다. 일하는 방법에 대한 글이 브런치나 페이스북을 통해서 최근 2-3년간 쏟아져 나왔고 그 글이 이제는 책으로 엮여 우르르 나오는 시점이다. 그 트렌드 안에서 가장 자세하고 친절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독자 타겟도 훌륭하다. 신입사원부터 첫 팀장을 다는 약 10~15년차까지, 두루두루 읽어볼 만한 책이다. 회사 생활을 겪는 사람이라면 이미 알..

사는이야기/책 2020.06.28

코로나19와 나의 일상

코로나19는 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바꾸었을 테다. 나도 마찬가지다. 통근 거리가 길지 않아 며칠을 빼고는 사무실에 출근하기는 했지만, 한 일주일이라도 재택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좋았다. 출퇴근 시간이 유연해져서 새벽 2시까지 야근한 날은 다음날 아침 조금은 찜찜한 마음으로 지각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라도 하니,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싶었던 폭풍같은 마음도 철썩철썩 파도 수준으로 가라앉았다. 적어도 황당한 일들을 ‘눈 앞에서’ 보지 않으니 조금 나았다. 덕분에 월급을 한 번 더 받았다. 이대로 조금 더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되었으면 좋겠다 싶을 때도 소올직히 있다. 미국과 유럽에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재택이 일상화되고 덕분에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컨텐츠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얼마 전에 ..

내 마음의 방어 기제, ‘어쩐지 도망치고 싶더라니’를 읽고

저번에 빌려온 마음 책 중 가장 처음의 의도와 맞는 책이다. 내 마음이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빌어 들여다볼 수 있는 책. 괜히 내일 시험을 앞두고 딴 짓을 한다거나, 그렇게 중요하지도 않은 일에 화를 버럭 낸다거나, 다 도망쳐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내가 정말 왜 이러지? 를 알아보기에 좋은 책이었다. 읽기 쉬운 이야기로 쓰여 있어 출퇴근 길에도 술술 읽혔다. 좋아하는 작가인 김보통 님의 일러스트도 마음에 들었다. 나와 비슷한 고민들을, 책에 나올 만큼 다른 사람들도 많이들 하고 있다는 것도 은근히 위로가 되었다.하루를 살아내는 건 파도가 밀려오는 바다에서 수영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한다. 바닷속에서는 가만히 버티는 것도 힘들 때가 많다. 마음에 에너지가 많을 때는 그래도 나름 ..

사는이야기/책 2019.03.02

자기계발서 속에서 파랑새를 찾아다니다

‘딱 1년만, 나만 생각할게요’를 읽고 내가, 내가 또 망쳤다. 그 친구가 여러 사람을 한번에 만날 모임을 마다하고 나를 만나러 온 데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나를 매력적인 사람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고, 내게 물어보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웬걸, 어디서부턴지 친구에게 조언을 준답시고, 그동안 궁금했던 근황을 업뎃한답시고, 그 친구에게 뭔가 따져 묻고 있는 듯한 분위기가 되었을 때, 친구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 난 또 생각했다. 나는 밝고 따뜻하고 지혜로운 언니로 남기는 틀렸구나. (그애의, 아니 사실은 나의) 마음을 달래보고자 기프티콘을 하나 더 보냈으나 더욱 물색없고 비루해 보였다.나는 정말 왜 이럴까, 를 생각하다가 이건 나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는 내 마음의 ..

사는이야기/책 2019.02.25

<나는 왜 출근만 하면 예민해질까>

나는 왜 출근만 하면 예민해질까 - 머리 매킨타이어 지음, 이현주 옮김/스몰빅라이프 -당신은 희망사항과 목표 중 어디에 초점을 두고 있는가?기대하는 결과 : 나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원하는가? (돈을 더 벌고싶어X, 지금보다 2배 더 급여가 높은 직업을 얻고 싶어O)장애물: 무엇이 나를 가로막는가? (학력? 경력? 상사의 낮은 평가?)필요한 행동: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목표 문장: "나는 ...할 것이다" (Ex. 나는 내 능력을 살릴 수 있는 직업에 대해 연구하겠다. 나는 승진 방법에 대해 상사와 상담하겠다.)첫번째 조치: 목표 달성을 위해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하는가? - 당신은 공평함에 목매고 있지는 않은가? --> 불공평하게 느꼈던 일들 중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실행하..

사는이야기/책 2019.01.10

넷플릭스 자유와 책임의 문화 가이드, ‘파워풀’

대부분의 사람이 일에서 원하는 것을 리드가 정확히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출근을 해서, 자신이 믿고 존경하는 동료들로 이뤄진 제대로 된 팀과 함께, 미친 듯이 집중해 멋진 일을 해내는 것 말이다. 난 그런 정신을 사랑한다.능력이 탁월한 동료, 명확한 목표, 제품에 대한 충분한 이해. 이 세 가지는 무엇보다 강력한 조합이다.‘능력’을 무엇으로 정의할 것인가? 이 책에서 사용하는 ‘고성과자’라는 단어를 빌어 ‘성과를 창출하는 역량’으로 정의해볼 수 있겠다. 그렇다면 성과를 무엇으로 정의할 것인가?대부분의 이야기는 경영자, 적어도 한 팀의 리더로서 귀기울일 만한 내용이다. 물론 팀의 일개 구성원으로서도 의미는 있다. 팔로어로서 리더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와 그 성과를 들여다보는..

사는이야기/책 2019.01.01

따뜻하고 단단한 이야기, ‘떨리는 게 정상이야’를 읽고

떨리는 게 정상이야 - 윤태웅 지음/에이도스최근에 번역서를 많이 읽은 탓인지, 책보다는 페이스북 포스팅을 많이 접한 탓인지, 원인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며칠 전 글을 쓰면서 스스로에게 참담한 마음이 들었다. 문어(체)의 정돈된 느낌보다는 구어체의 앞뒤없고 시끄러운 느낌이 문장 곳곳에 묻어 있었고, 적절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거나 비루한 단어들만 떠올랐다.그러던 중 접한 윤태웅 교수님의 책 ‘떨리는 게 정상이야’의 문장들은 마치 녹차를 마시는 듯한 청명한 느낌을 주었다. 학생들과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잘 정제된 문장에 담겨 있어 느끼하고 달큼한 불량식품들을 먹은 듯 텁텁한 입을 헹구어주듯 마음까지 개운하게 만들어 주었다.학자로서 자신의 신념을 굳게 하면서도 시민으로서 세상에 대한 공정한 시선을 잃지 ..

사는이야기/책 2019.01.01

2018년 돌아보기

2018년 돌아보기며칠 전, ‘오랜만이다! 아직도 블로그를 하고 있니? eklim이라는 신박한 이름 덕에 기억하고 있어.’ 라는 정겨운 쪽지를 받았다. 네이버 블로그를 계속 하는 게 맞을까 싶어서 티스토리로 옮겨봤다가,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는 동안 정작 2018년에는 포스팅을 많이 못 했다. 그래서 오랜만에 2018년 돌아보기, 라는 이름으로 글을 써보기로 했다. 무려 마크다운을 사용해서! ㅎㅎㅎㅎ2018년의 시작은 아주, 암울했다.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진급을 못했다. 나 스스로의 능력에 대해 정말 많이 고민했던 시기. 마냥 열심히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역시 회사에는 믿을 사람이 하나도 없구나... 뭐 이런 쓸쓸한 감상에 젖기도 했다 ㅋㅋㅋㅋ 강제독기..

사는이야기 2018.12.27

"나는 하루 1시간 주식투자로 연봉 번다" 서평 ​

대학 때부터 주식 투자로 용돈 벌던 친구들만큼은 아니더라도, 적금 드는 것보다야 조금 더 낫게 모을 수 있을까 싶어서 월급에서 조금 떼다 주식투자를 해 보고는 했다. 그렇지만 결과는 반토막. 워낙 소액이라 괜찮다 생각했지만 언제고 이렇게 자위하고 끝낼 수는 없는 일. 다른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주식을 하는 걸까 궁금하던 차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올해, 늦어도 내년 안에 자금을 회수할 계획 '이라고 말하는 데서 오히려 신뢰감을 느꼈다. 단순히 주식을 해 보라고, 혹은 내 강의를 들으면 주식 대박 날 수 있다 류의 현혹은 아닌 듯 느껴졌다. 1 ~ 2부는 저자의 경험을 공유하는 내용이다. 저자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장기적인 관점에서 끈기 있는 분할 매수를 통해 수익을 낸다. 최소 3년은 망..

사는이야기/책 2018.07.16

'마케터의 일'

마케팅은 DA나 개발자와 같이 '전문 기술'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정해져 있지 않다. 많은 마케터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느낀다. 최근 만난 선배 말로는 10년차가 되어도 그렇단다. 그래서 읽게 되었다. 마케터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을 말하는지, 어떠한 특성을 갖고 좋은지, 어떤 환경에서 목표를 가지고 일하게 되는지, 말로만 떠돌던 이야기들을 글로 정리해 놓은 책일 것이라고 기대했다.막상 읽어보니, 나는 '마케터의 일' 중에서도 '마케터의 일하는 자세'에 더 관심이 많았던 것 같고, 그런 나의 갈증을 채워주기에도 모자람이 없는 책이었다. 그리고 그 중 일부는 다른 직무에도 적용되는 부분들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다른 직무의 이름표를 달고 일하고 있지만, 마케터로서의 자세를 잃지 않고 싶..

사는이야기/책 2018.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