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하루하루

코로나19와 나의 일상

E.K.Lim 2020. 4. 26. 00:44

코로나19는 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바꾸었을 테다. 나도 마찬가지다.

통근 거리가 길지 않아 며칠을 빼고는 사무실에 출근하기는 했지만, 한 일주일이라도 재택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좋았다. 출퇴근 시간이 유연해져서 새벽 2시까지 야근한 날은 다음날 아침 조금은 찜찜한 마음으로 지각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라도 하니,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싶었던 폭풍같은 마음도 철썩철썩 파도 수준으로 가라앉았다. 적어도 황당한 일들을 ‘눈 앞에서’ 보지 않으니 조금 나았다. 덕분에 월급을 한 번 더 받았다.
이대로 조금 더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되었으면 좋겠다 싶을 때도 소올직히 있다. 미국과 유럽에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재택이 일상화되고 덕분에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컨텐츠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얼마 전에 본 ‘팬텀 오브 오페라’ 공연은 정말 멋졌다. 내일은 무려 조성진 독주회를 안방 1열에서 볼 수 있다. 야심차게 코세라를 통해 신청한 GCP 강의를 아직 시작도 못한 건 좀 부끄럽다.
도서관에 가지 못하는 건 조금 아쉽다. 리디셀렉트로 다양한 책을 수시로 볼 수 있고, 퍼블리나 DBR도 구독하고 있지만, 거기에다 코로나19로 답답한 사람들을 응원하는 차원에서 교보문고에서 이북을 두 권이나 볼 수 있게 해 주어 선택권도 늘어났지만, 그래도 종이를 넘기는 재미만 못하다. 특히 잡지의 하얗고 팔랑대는 종이 위의 느낌있는 폰트가 영 아쉽다. 또 하나, 이북이 아닌 컨텐츠를 읽을 때는 화면을 스크롤해서 읽느라 눈이 아프다. 나는 웹툰도 주르륵 내리면 눈이 아파서 PC로 페이지다운 눌러가면서 보는 걸 좋아하고, 아예 컷툰으로 된 웹툰이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