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책

한 발을 또 내딛어 버렸다. <당신의 이직을 바랍니다>

E.K.Lim 2017. 5. 24. 14:18

당신의 이직을 바랍니다 - 10점
앨리스 전 지음/중앙books(중앙북스)


"지도만 보면 뭐해? 남들이 만들어 놓은 지도에 네가 가고 싶은 길이 있을 것 같니?"

"그럼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 나와 있는데?"

"넌 너만의 지도를 만들어야지."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中


대기업을 뛰쳐나온 것까지는 비슷하다. 이 사람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지금도 여전히 앞으로의 갈 길을 고민하는 수많은 나의 동기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이토록 힘든 경쟁 끝이 내가 원하던 미래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힘들게 얻은 정규직을 포기하는 것이 큰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그럴 바에는 살고 싶은 미래가 있는 가능성을 택하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이다. 그래서 무엇을 하고 싶은데? 그 답을 찾지 못해서, 지난 6개월간, 아니 대학에 들어온 후 그러니까 장장 20대를, 여기 기웃, 저기 기웃, 기웃거리며 돌아다녔다. 여긴가, 저긴가, 이게 뜬다던데, 저게 유망하다던데. 그리고 스스로에게 준 시간을 거의 다 썼을 때쯤, 이 책을 접하게 됐다. 지금까지 지나온 길은 아니지만 앞으로 유망할 것으로 짐작되며, 스스로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여전히 찜찜했다. 무엇이 문제지? 왜 이렇게 나는 불안하지? 그냥 나를 못 믿는 걸까? 이 책의 저자 앨리스도 비슷한 질문을 하고, 또 받았던 것 같다. 많은 반대로부터 자신의 의견을 지키기 위해 합리적인 이유를 만들어내고, 멋지게 설명할 수 있었지만, 사실 모범 답안은 없었고, 간절히 원하는 마음 그 자체였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모두가 인정할 만한 일'을 찾다가, 결국 진짜 원하는 것은 흘려버린 것이다. 아주 작은 나의 내면의 목소리, 그걸 듣고 싶었고, 그걸 들어야 했다.


웃기게도 나는 어릴 때부터 철들고 싶었다. 우상향하는 직선을 하나 긋고, 이 선을 따라서 상승하고 싶었다. 그래서 멋지고 당당한 삶을 누리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웃기게도 "그게 뭐?" 하는 생각이 들어버린 것이다. 그러니까 17살에는 무슨무슨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20살에는 무슨무슨 대학교에 들어가고, 24살에 무슨무슨 시험에 합격해서, 30살에 어디어디로 발령을 받는- 나만의 시나리오를 그려놨는데 어느 순간 이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서 다시 수정을 했어야 했는데, 하루 하루 살기 바빠서 멀리 내다보고 그림을 그리는 걸 잊어버렸던 거다.


외국 생활을 생각하면 사실 겁난다. 한국말로는 누구와도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아니 솔직히 얘기하면 그런 척 연기할 수 있는 내가, 영어로는 도통 자신이 없다. 특히 (이 책에도 나오지만) 외국인들 특유의 '즐겁지 않은데 즐거운 척' 하면서 이야기하기는 고통이다. 싱가포르에서 자신없었던 이유, 그리고 그런 모습을 함께 갔던 한국인 친구들에게 보이기 싫었던 이유가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앨리스는 말한다. 어떻게든 더 밝은 척하면서 함께 있고 싶은 사람이 되라는 것, 자꾸 사람들 사이로 들어가는 것. 그래, 뻔뻔해져야 한다. 바보같은 사람으로 보여도 상관없다.


1. 눈을 마주친다.

2. 미소 짓는다.

3. 안녕이라고 말한다.

4. 간단하게 이름을 말하면서 악수를 청한다.

앨리스가 리틀 인디아의 '구루'에게 하는 질문이 내가 하고 싶은 질문이어서 놀랐다.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요. 저는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까요?" 그리고 구루의 답변 또한 기대하지 않았지만 딱 필요한, 대답이었다.

"너는 질문을 먼저 바꿔야 해. '나는 모른다'라고 말하지 말렴. '나는 모른다'라고 말하는 순간 마음은 모른다고 단정짓게 된단다. 대신 '나는 알고 싶어요'라고 질문하렴. 항상 말하는 것에 주의하렴. 긍정적으로 말해야 해. 그래야 마음이 가능성을 깨달을 수 있어."

하나님, 알고 싶어요. 라고 되뇌었다. 알고 싶어요, 그동안 바깥의 소리에 묻혀 듣지 못했던 내 마음의 소리를 듣고자 했다. 아주 작아서 듣지 못했던 소리가 들렸다. 놀랍게도, 나도 모르게 나는 그 소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는데, 그런지 어쩐지도 모르면서 이게 맞나 아닌가를 헤매이고 있었다. 인지하지 못했던 마음의 소리를 듣고 나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일기장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기 시작했다. 나는 이런이런 일들을 하고 싶어. 그래서 이런 걸 해 보고 싶었고, 지금 이렇게 하기로 했던 건 이런 이런 이유 때문이었던 거야.

그리고 그렇게, 나는 내게 주었던 시간에 맞춰 딱! 합격했던 직장을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하하하... 하하하... 몰라 나도. 어쨌든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 왠지는 모르겠으나, 마음이 그렇게 이야기했다. 물론 산업도 유망하고, 직무도 좋았으나, 내가 원하는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길은 무엇인가? 그 질문을 조금 더 던져보려고 한다. 생각한 그 목적지로 향하는 길을 조금 더 알아보려고 한다. 그렇게 나는 진짜 백수가 되었다.^0^


참고-


좋은 인터뷰 시간을 보내는 방법

1. 내가 누군지에 대한 스토리가 명확해야 한다. 다양한 선택을 꿰뚫는 나만의 관점이나 철학을 전달할 것.

2. 인터뷰어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해야 함. 공통점을 찾아서 적극적으로 질문해보기.

3. 열린 마음으로 잘 듣기. 질문에 집중하고 과거 경험을 기반으로 대답하기.

4. 인터뷰어에게 질문 잘하기. 역사와 규모가 있는 회사에서는 비즈니스 질문을, 신생회사에서는 인터뷰어에 대한 질문을 잘 해보세요.


성공 레시피

- 나 자신을 잘 이해하기

- 세상에 대한 나만의 관점을 가지기

- 남과는 다른 선택을 하기

-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갖추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