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책 26

따뜻하고 단단한 이야기, ‘떨리는 게 정상이야’를 읽고

떨리는 게 정상이야 - 윤태웅 지음/에이도스최근에 번역서를 많이 읽은 탓인지, 책보다는 페이스북 포스팅을 많이 접한 탓인지, 원인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며칠 전 글을 쓰면서 스스로에게 참담한 마음이 들었다. 문어(체)의 정돈된 느낌보다는 구어체의 앞뒤없고 시끄러운 느낌이 문장 곳곳에 묻어 있었고, 적절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거나 비루한 단어들만 떠올랐다.그러던 중 접한 윤태웅 교수님의 책 ‘떨리는 게 정상이야’의 문장들은 마치 녹차를 마시는 듯한 청명한 느낌을 주었다. 학생들과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잘 정제된 문장에 담겨 있어 느끼하고 달큼한 불량식품들을 먹은 듯 텁텁한 입을 헹구어주듯 마음까지 개운하게 만들어 주었다.학자로서 자신의 신념을 굳게 하면서도 시민으로서 세상에 대한 공정한 시선을 잃지 ..

사는이야기/책 2019.01.01

"나는 하루 1시간 주식투자로 연봉 번다" 서평 ​

대학 때부터 주식 투자로 용돈 벌던 친구들만큼은 아니더라도, 적금 드는 것보다야 조금 더 낫게 모을 수 있을까 싶어서 월급에서 조금 떼다 주식투자를 해 보고는 했다. 그렇지만 결과는 반토막. 워낙 소액이라 괜찮다 생각했지만 언제고 이렇게 자위하고 끝낼 수는 없는 일. 다른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주식을 하는 걸까 궁금하던 차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올해, 늦어도 내년 안에 자금을 회수할 계획 '이라고 말하는 데서 오히려 신뢰감을 느꼈다. 단순히 주식을 해 보라고, 혹은 내 강의를 들으면 주식 대박 날 수 있다 류의 현혹은 아닌 듯 느껴졌다. 1 ~ 2부는 저자의 경험을 공유하는 내용이다. 저자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장기적인 관점에서 끈기 있는 분할 매수를 통해 수익을 낸다. 최소 3년은 망..

사는이야기/책 2018.07.16

'마케터의 일'

마케팅은 DA나 개발자와 같이 '전문 기술'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정해져 있지 않다. 많은 마케터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느낀다. 최근 만난 선배 말로는 10년차가 되어도 그렇단다. 그래서 읽게 되었다. 마케터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을 말하는지, 어떠한 특성을 갖고 좋은지, 어떤 환경에서 목표를 가지고 일하게 되는지, 말로만 떠돌던 이야기들을 글로 정리해 놓은 책일 것이라고 기대했다.막상 읽어보니, 나는 '마케터의 일' 중에서도 '마케터의 일하는 자세'에 더 관심이 많았던 것 같고, 그런 나의 갈증을 채워주기에도 모자람이 없는 책이었다. 그리고 그 중 일부는 다른 직무에도 적용되는 부분들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다른 직무의 이름표를 달고 일하고 있지만, 마케터로서의 자세를 잃지 않고 싶..

사는이야기/책 2018.05.27

'선배님, 저, 잘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일하며 성장할 것인가 - 전영민 지음/클라우드나인- ‘어떻게 일하며 성장할 것인가’를 읽고 내일이면 사회 생활을 시작한다. 아직 일터도 아닌 겨우 신입사원 연수일 뿐이기는 하지만, 처음으로 내가 한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월급을 받으며 지낼 거라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착잡하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이 길이 나의 길이 맞기는 할까, 사람들과는 잘 지낼 수 있을까, 세련되고 성숙한 친구들이 많을 텐데, 그 중에 나만 너무 촌스럽고 후진 건 아닐까. 다양한 생각들이 머리에 오간다.그 중 하나, 큰 고민의 줄거리는 그거다. 일하면서도 계속 성장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돈을 내고 일방적으로 배우는, 책에서 소개한 '학'의 개념으로만 배워온 나는 일하면서 배운다는 것이 익숙지 않다.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

사는이야기/책 2018.04.17

<내겐 아직, 연애가 필요해>

내겐 아직, 연애가 필요해 - 차현진 지음/쌤앤파커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건 참 어렵다. 그게 오롯이 나의 이야기이기만 해도 어려운데, 나와 얽힌 다른 사람의 이야기이기까지 하면 더더욱 어렵다. 그래서 지난 연애 이야기를 이렇게 책으로까지 담아서 모두가 볼 수 있게 한 작가가 소심이 나에겐 그저 참 대단하다, 싶었다. 지나간 사람을 생각하는 정서를 글로 풀어낸 건, 마케팅적으로 탁월했다고 본다. 연애를 단 한 번만 해봤다면, 그리고 망쳐봤다면, 공감할 수 있는 정서니까. 그리고 아주 재미있다. 글을 업으로 하는 사람은 확실히, 언제 사람들이 아, 하는지 아는 것 같다. 주변에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이 있다. SNS를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올리고는 하는데,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평소에 어떤 생각을 말..

사는이야기/책 2017.07.23

소비자의 <참여감>을 자극해 팬을 만들어라!

참여감 - 리완창 지음, 박주은 옮김/와이즈베리 - 샤오미가 창업 첫 해에 증명한 두 가지 : 1) 사용자의 참여로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 2) 좋은 제품은 입소문을 통해 더욱 널리 퍼진다는 것.- 참여감 3·3 법칙 전략: 1) 폭발적 인기 상품을 만든다. 2) 직원들이 먼저 제품의 팬이 된다. 3) 기업 스스로 미디어가 된다. 전술: 1) 참여의 마디를 개방한다. 2) 상호교류 방식을 디자인한다. 3) 입소문 사건을 확산시킨다.- 참여감은 이제 소비자의 수요가 크게 달라졌다는 것과, 소비자의 수요가 제품의 물적 속성에 갇히지 않고 사회적 속성으로 확장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날 물건을 구매한다는 것은 단순히 그것이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는가가 아니라 내가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사는이야기/책 2017.06.03

한 발을 또 내딛어 버렸다. <당신의 이직을 바랍니다>

당신의 이직을 바랍니다 - 앨리스 전 지음/중앙books(중앙북스) "지도만 보면 뭐해? 남들이 만들어 놓은 지도에 네가 가고 싶은 길이 있을 것 같니?""그럼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 나와 있는데?""넌 너만의 지도를 만들어야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中대기업을 뛰쳐나온 것까지는 비슷하다. 이 사람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지금도 여전히 앞으로의 갈 길을 고민하는 수많은 나의 동기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이토록 힘든 경쟁 끝이 내가 원하던 미래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힘들게 얻은 정규직을 포기하는 것이 큰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그럴 바에는 살고 싶은 미래가 있는 가능성을 택하자고 결심했습니다."그리고 그 다음이다. 그래서 무엇을 하고 싶은데? 그 답을 찾지 못해서, ..

사는이야기/책 2017.05.24

제목에 낚였지만 여전히 고민 [결혼할까 혼자살까]

결혼할까 혼자살까 - 젊은가족학자10인 지음, 한국가족상담연구소 엮음/김영사 마을문고에 책장에, 집으려던 책 옆에 있길래 제목에 끌려서 고른 책. 20년쯤 된 책이다(심지어 절판). 비혼을 선언하는 사람들이 날로 많아지는 가운데, 나름의 고민과 해답을 내놓는 책인 줄 알고 골랐는데, 우정, 사랑, 결혼, 직장, 인간관계까지 이런 저런 얘기를 다 담아내려다 보니 결국 잡지 기사 묶음처럼 되어버린 듯해 아쉽다. (잡지 기사를 폄하하는 것은 절대 아님, 다만 기왕에 '젊은 가족학자'라는 저자 나름의 전문성을 강조한 책이라면, 조금 더 깊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시대가 흘러도 여전히 고민은 비슷하다는 게 웃겼다. 그런데 아마 20년 정도의 텀이 있기 때문에 비슷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

사는이야기/책 2017.04.16

[한계 비용 제로 사회]

한계비용 제로 사회 - 제러미 리프킨 지음, 안진환 옮김/민음사 어려운 책일 거라고 지레짐작하고 읽지 않았던 '한계비용 제로 사회'. 독서모임에서 선정된 김에 큰 맘 먹고, 읽기 시작했다.자본주의는 '실로 대단한 역사'를 이루며 발전했다. 재산이 사유화되면서 생산성이 향상되었고, 한계 비용은 감소했다. 그런데 이것이 반복되면서 이윤도 감소했다. '기술 혁신으로 인한 실업'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새로운 세대의 학제적 학문이 도래했다. (다학문 협업 시대)열역학 제1법칙에 따르면, 에너지 총량은 고정되어 있고, 우주의 엔트로피(무가치한 에너지)는 계속 증가한다.사회 발전의 동인이 되는 인프라를 3요소로 정리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매개, 에너지 자원, 물류 메커니즘. 경제 권력의 편중 현상은 1, 2차 산업..

사는이야기/책 2017.04.12

[여자, 서른]

여자, 서른 - 라라윈 지음/매일경제신문사(매경출판주식회사) 벌써 한 5년 전쯤 된 것 같다. 한창, '왜 연애가 안 생기지?' 혹은, '내 연애는 뭐가 이리 험난하지?' 등등의 생각을 할 때, 연애블로그를 찾아 읽었다. 그 중 하나가, 라라윈이라는 블로거의 블로그, '서른 살의 철학자, 여자'였다. 자극적인 소재들로 '웃기는' 포스트는 별로 없었지만, 나름 차분히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글이 많았다. 그리고 벌써, 서른이 (거의 다) 되었다. 프롤로그부터 빵 터졌다. 스물 아홉, 남친도 없고, 직장도 없고, 돈도 없는, 너무 평범해서 눈물 날 것 같은(?) 작가, 그리고 나의 이야기다. 서른이면 근사한 직장에 돈도 좀 모으고, 든든하고 멋진 남편도 있을 줄 알았건만 웬걸, 3없음 세트(?)를 다 갖춘 ..

사는이야기/책 2017.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