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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류사회
- ![]() 미우라 아츠시 지음, 이화성 옮김/씨앗을뿌리는사람 |
'하류'라는 말을 들으면 영화에서 보았던, 그런 장면들이 생각난다. '파이란'이나, '하류인생', '주먹이 운다', (아니면 노래방 갈 때마다 나오는 곡은 알 수 없으나 임창정 주연의 그... 뮤비..☆) 같은 데서 나오는, 별다른 직업 없이 꽃무늬 남방을 입은 주인공이 이를 쑤시면서(왜?) 걸어오는, 뭐 그런... 장면..
아무튼. 책의 이 구절을 보면 누구라도 에에?! 진짜!? 라고 할 만 하다.
(책에서 보고 빵 터져서 사진 찍었다)
그... 그렇구나... 자기다움을 지향하는 나는 '하'로구나 ㅋ...
물론 여기서 이야기하는 '자기다움'과 브랜딩에서 이야기하는 '자기다움'은 이름만 같을 뿐, 의미는 조금 다르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자기다움'은 일본 특유의 개성 넘치는 패션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런다 하더라도, '자기다움'이 가지는 근본적 의미는 크게 다르지 않을텐데 말이다! 가령, 남들이 다들 지향하는 명품을 굳이 원하지 않는다든가, 하는 것!)
또 하나 재미있었던 그래프.
나는 어디에 속해 있는가?
This is why I wanna stay DINK! 부유한 남자를 만날 생각은 없으니..
솔직히 말하면, 흥미롭기는 했지만, 잘 만들어진 인구통계학 보고서의 느낌이라서 그런지 PPT나 블로그포스트 형태로 나왔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보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하류'를 정의함에 있어서도 모호한 부분이 있었다. 실제로 계층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지, 구분된 계층이 '계층의식'과는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조금 더 분명하게 명시했다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부분에서는 '가난한 사람'을, 어느 부분에서는 '스스로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지칭해서, 실제로 가난하지 않은데도 스스로가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혹은 그 반대로 빈곤층에 드는데도 스스로 '가난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어느 쪽을 '하류'에 넣을 것인지가 분명하지 않았다.
또 하나, 이 책에서 지칭하는 '하류'의 모습이 우리나라에 점점 많아지는 이유가 처음에는 학습된 무기력이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내가 해도 바뀌지 않을 텐데 뭐, 하는 류의. 그런데 그거랑은 조금 맥락이 다르다. 내가 재벌을 위해서 일하면 결국 재벌을 돈 벌게 해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적어도 내 생활을 위협받지 않는 상황이라면, 돈 벌었으면 좋겠는 사람을 위해서 일해야하지 않을까. 결국 회사란 것이 (노동의 대가를 경시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착취 구조일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내가 찾을 수 있는 최소한의 자유는 나의 고용주를 고르는 것이 아닌가. (스스로를 고용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 된다면 최고 좋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