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돌아보기
며칠 전, ‘오랜만이다! 아직도 블로그를 하고 있니? eklim이라는 신박한 이름 덕에 기억하고 있어.’ 라는 정겨운 쪽지를 받았다. 네이버 블로그를 계속 하는 게 맞을까 싶어서 티스토리로 옮겨봤다가,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는 동안 정작 2018년에는 포스팅을 많이 못 했다. 그래서 오랜만에 2018년 돌아보기, 라는 이름으로 글을 써보기로 했다. 무려 마크다운을 사용해서! ㅎㅎㅎㅎ
2018년의 시작은 아주, 암울했다.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진급을 못했다. 나 스스로의 능력에 대해 정말 많이 고민했던 시기. 마냥 열심히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역시 회사에는 믿을 사람이 하나도 없구나... 뭐 이런 쓸쓸한 감상에 젖기도 했다 ㅋㅋㅋㅋ
강제독기 주입... 산 독기 독기야... 어디를 가느냐..
(이렇게 화면에 가득 찰 줄 알았으면 안 넣는 건데)
지금 생각하면, 잘 된 일까지는 아니어도 나름의 의미가 있는 일이었던 것 같다. 덕분에 마냥 낙원같이 느껴졌던 회사에서도 조금 더 프로다운 자세로 일할 수 있게 되었다. 대내외적인 나의 역량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기에 2018년을 달려나갈 동력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하나, 우울해하는 후배가 안쓰러웠던 상사님의 배려로 2018년 초를 부산에서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솨랑해요 부산, 솨랑해요 연예가즁계대한민쿡!
지방 출장은 나에게는 여행과 같았다. 일과 시간이 지나면 여행의 시작이라니, 디지털 노마드의 기분이 이런 것일까? 덕분에 시원한 바다 뷰를 즐길 수 있는 부산의 까페와 맛집 리스트를 깨알같이 채워갈 수 있었다. 2018년에 들어서면서는 부산으로 만족하지 않고 울산, 남해, 군산에 이르기까지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 ˘ `)♡ 내조국 내나라 최고 !
추위를 엄청엄청 싫..어하다못해 무서워하는 터라, 남쪽 지방에서의 따뜻한 기억들을 가지고 서울에 돌아와서도 한껏 여유로워진 마음으로 일할 수 있었다. 올해는 시장 상황상 프로젝트가 많지는 않아 준비한 수고에 비해 눈에 보이는 열매가 많지 않았다. 그만큼 개인적으로 뭔가를 더 할 수 있는 기간으로 삼았다.
좋은 기회가 생겨 부끄럽지만 내 이름을 걸고 번역을 하나 수행했다. 공동번역으로 진행하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하나 정도는 내 것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그냥 단독으로 진행했다. 같이 했으면 더 좋은 결과물이 나왔을 수도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전혀 아쉽지 않다. 펀치 하나를 날리는 것도 좋지만 잽잽 재잽잽을 꾸준히 날려보는 게 2018년의 내 상황에는 맞다고 생각했다.
원래 번역자가 이렇게 챙길 게 많은 건가..? 아마추어 번역가와 아마추어 담당자가 꼬물꼬물 진행하다 보니 서로 답답한 게 많았을 것 같다. 아니, 아예 모르면 마음이라도 편했을 텐데, 대학원에서 교수님 도와드리면서 어깨 너머로 본 것들이 있어서 말은 안했지만 답답한 마음이 올라오고는 했다. 그럴 때마다 자기 영역도 업무도 아닌데 영어를 잘한다는 이유로 일을 맡아서 하는 담당자는 또 얼마나 힘들까... 생각하면서 꾹꾹 눌렀다. 나중에는 ‘올해 안에는 나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다행히 2월에 진행한 번역이 11월에 책으로 나왔다! 큰 열매는 아니었지만 첫 삽을 뜬 것에 만족한다.^
고생을 사서 하는 타입..?
6월에는 방송대에 등록했다. 부서에 이미 4학년 막학기를 보내고 계신 선배님들도 계셨고, 같이 해보자는 동기들(!ㅎㅎ)도 있어 조금 더 으쌰으쌰 하는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빨리 뭔가 하고 싶어 몸이 근질거렸다. 데이터 시각화 스터디도 했다. 사실은 이건 원래 하려던 건 아니었는데, 강의를 들으러 갔다가 ‘스터디를 한 번 해보면 어떻습니까?’ 하시는 강사님의 권유에 못이겨 시작했다;;그래도 스터디를 리딩하신 강사님이 워낙 좋으신 분이고, 가능하면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하셔서 무리없이 네 번의 스터디를 마칠 수 있었다.
올 여름에는 AWS 자격증도 땄다. 원래 자격증을 따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 회사에서 자격증 응시료를 지원해주길래 아무 생각 없이 등록해버렸다. 이미 자격증을 취득한 부서 사람들이 같이 보는 몇 명을 도와서 강의를 해 주셨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associate 레벨이지만 자격증을 땄고, AWS의 기본적인 아키텍처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기세를 몰아 개인정보 관리사 시험에도 응시했었는데, 3문제 차이로 탈락했다. (재응시는 안 할 예정이다. 13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야 하기도 하고, 법을 모르는 상태에서 우물쭈물 공부하니까 안 되겠더라)
SQL 책의 베타 리더로 참여하기도 했다. 덕분에 마냥 멀게만 느껴졌던 SQL의 기초를 다질 수 있었다. DBA가 아닌 이상 SELECT만 잘 하면 되는 게 SQL이라는데, 그 SELECT를 잘 하는 게 참 어렵다 ㅋㅋㅋ... 그래도 이후에 SQL을 사용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되어서 이 때 배운 SQL을 써먹을 수 있었다. SQLD 시험에는 떨어졌다는 게 함정! ㅋㅋㅋㅋ
안 좋은 일 속의 좋은 일을 발견하는 한 해
2018년은 그랬던 것 같다. 우울할 만한 일이 생기면 그걸 어떻게든 좋은 일로 바꿔보려고 노력한 한 해였고, 때로는 좋지 않은 일처럼 보였던 것들이 들여다보면 괜찮은 일이기도 했다. 덕분에 ‘왜 난 30살이 돼서도 이렇게 힘들게 살고 있는 거지?’ 하면서 엉엉 울기도 했지만ㅋㅋㅋ 그렇게 울 때도 받아주는 사람을 곁에 둔 것도 2018년에 얻게 된 나의 복이라 생각한다.
2019년에는 부디 좋은 일들 속에서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꿋꿋하게 잘 살아내는 게 2019년의 목표라 할 수 있겠다. 조금 더 너그럽고, 조금 더 열심히 하고, 조금 더 많이 웃는 사람이 되고 싶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내 힘으로 아둥바둥하기보다는, 하나님께 더 많이 의지하고 하나님의 시선으로 세상과 사람들을 바라봐야겠다. 이러저러해도 결국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게, 나의 삶의 궤적인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하나 더... 긴 글을 오랜만에 써 보니 나의 글이 넘나 초라해보인다... 2019년에는 글도 많이 써야지...
두서없이 정리해보는 2019년에 도전해보고 싶은 것
- 글 묶음 만들기
- 문구류 만들기
- 캐글에 도전하기
- 강의안 만들기
- 머신러닝과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를 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