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생각정리

생각과 사실을 구분해서 말하는 것

E.K.Lim 2017. 1. 19. 12:21

SNS, 책, 대중매체, ... 너무나 많은 글을 접한다.

가뜩이나 글자 읽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이렇게 정보[각주:1]가 밀려드는 사회는 아주 신나는 놀이공원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쓰레기..까지는 아니어도 시간을 낭비시키는 글들이 참 많다.

데이터 자체가 잘못되었거나, 데이터를 잘못 해석했거나, 관계없는 의미를 부여했거나, 부여한 의미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거나. 

(마지막 경우는 내가 생각한 상식이 상식이 아닐 수도 있지만...)


나도 그럴까봐, 참 걱정된다. 그래서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만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는다.

블로그를 쓸 때뿐만 아니라, 어디에든 글을 쓰면서 항상 고민인 부분 중 하나가, 사실과 생각의 구분이다.


이 사람은 이러이러한 행동을 하고 있다. 라는 문장을 쓸 때, 단순히 눈으로 본 것 자체를 옮기는 것은 의미를 부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다면, 그것은 내가 감각으로 느낀 것을 스스로의 이성을 활용해서 해석한 결과일 텐데, 혹여나 그것을 잘못 이해했을까봐 겁나고, 말하는 과정에서 온전히 전달하지 못할까봐 겁난다.


그렇다고 아예 모든 문장을 '라고 생각한다' '라고 느꼈다' 등으로 쓴다면, 문장에 도무지 힘이 없다. 명제라는 것은 일반화할 수가 있어야 하는데, 모든 문장이 일반화할 수 없다면 말하는 의미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 두 문장을 쓸 때도 엄청 고민했다. ㅠㅠ)


말을 할 때야 듣는 사람과의 유대감이나 맥락 등을 서로 이해하고 거리를 조절할 수 있을 텐데, 글은 누가 읽을지 모르니 쉽게 쓸 수가 없다. (친구가 볼 거라고 생각하고 쓴 편지를 엄마가 발견했을 때의 부끄러움이란!)


한 해 한 해가 갈수록,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ㅠㅠ 이 글을 쓴다고 나아지는 것도 아니지만... 그냥. .. . . 그렇다고요... 엉엉)


  1. 참고) 데이터(Data): 존재 형식을 불문하고 타 데이터와의 상관관계가 없는, 가공하기 전의 수치나 기호.
    ex. A슈퍼의 사과 가격은 100원, B마트의 사과 가격은 200원이다.
    정보(Information) : 데이터의 가공 및 상관관계의 이해를 통해 패턴을 인식하고 의미를 부여한 데이터. ex. A슈퍼의 사과 가격이 더 싸다.
    지식(Knowledge) : 상호 연결된 정보 패턴을 이해하여 이를 토대로 예측한 결과물.
    ex. 상대적으로 저렴한 A슈퍼에서 사과를 사야겠다.

    지혜(Wisdom) : 근본 원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도출되는 창의적 아이디어.
    ex. 다른 상품들도 A슈퍼가 더 쌀 테니까, A슈퍼에서 사야겠다. [본문으로]